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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8/27 바보새 다크나이트 (0)
본지 몇 주 됐지만 쓸 말이 없었다. "나는 별로던데" 아니면 "돈이 남아 도는 배트맨과 근검절약?하는 조커의 대비는 재미있더라" 정도가 고작이었다. "별로" 인 이유를 마음에 들 정도로 명확하게 댈 수 없었고, 내가 댈 수 있는 핑계는 "난 이 감독 메멘토도 별로였어" 정도 가 고작이었다.
(메멘토 때도 왜 그 영화가 마음에 안 드는지를 설명할 수 없었다.)
그러다가 오늘 꽤 마음에 드는 평을 하나 발견했다. [원문은 여기]
이 글을 읽는 동안 내가 이 영화를 보고 왜 못마땅했는지를 조금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아졌다. 사실, 배트맨 시리즈를 단 하나도 보지 않은 나를 극장에 가게 만든 것은 "조커" 였다. 히스 레저의 연기가 최고라는 평이 워낙 자자해서 그의 연기를 보고 싶었고, 연기가 그렇게도 좋다면 기본적으로 조커라는 캐릭터의 설정도 잘 되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거다. 그런데, 내가 본 "조커" 는 히스 레저의 연기에 미치지 못하는 캐릭터였고, 그래서 못마땅해졌던가보다.
나는 "히스 레저의 연기가 대단했다"는 사람들의 평을
"히스 레저가 연기한 조커도 대단했다"는 것으로까지 확장해서 잘못 이해했고,
그래서 캐릭터에 대한 지나친 기대를 했던 것이었다.
영화가 잘 만들어졌는지 아닌지, 그런 건 내가 평가할 수 없다. 그럴만한 능력은 내게 없다. 나는 영화를 보고, 내 기대를 얼마나 충족했느냐에 따라 좀 더 많이 만족하거나 덜 만족하는 단순한 뇌를 가진 관객일 뿐이다. 나는 영화매니아도 아니고, 단지 "즐기기 위해" 영화를 보는 사람일 뿐이다. 그 동안은 "영화를 즐기려면 기대를 하지 않아야 한다"는 단순한 원칙에 따라 그럭저럭 만족스럽게 영화를 보아왔는데, 그 원칙에서 벗어나는 바람에 이 영화에 다소 만족하지 못한 거였다. 어쩌면 메멘토 역시 평이 워낙 좋아서 뭔가를 기대했기 때문에 실망했던 것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개봉을 기다렸다가 보는 영화나, 즉흥적으로 선택해서 보는 영화에는 대체로 만족해 왔지 않았던가. 영화를 보기 전에 기대하지 말고, 개봉 후에 평가가 너무 좋은 영화는 어느 정도인지 궁금해서 보고 싶어지더라도 기대를 가라앉히면서 좀 보류해둔다는 원칙으로 다시 돌아가야지.
만약 이 영화를 다시 볼 기회가 생긴다면, 그 때는 내가 보기에 재미있는 부분들을 더 찾아내서 즐기고 싶다.
태그 : 영화










